제목 : 과학적으로 추정해본 아레사 빈슨 죽음의 원인
부제목 : 새로운‘눈초의 광우병 이야기’ (9)
- 양기화 의학박사 yang412@hanmail.net
- 등록 2012.01.28 21:18:32
뇌신경계질환은 조직검사결과 없이 진단을 확정지을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PD수첩-광우병’편에서는 이전 원고에서 살펴본 것처럼 고(故)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와 같은 진단을 의심한 구체적인 근거자료도 없었고, 아레사 빈슨의 경과에 대한 병원관계자의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다. 다만 CJD인지 vCJD인지 헷갈리는 그 어머니 로빈 빈슨의 주장을, 그것도 왜곡하여 시청자로 하여금‘아레사가 vCJD로 사망하였나보다’고 생각케 하였을 뿐이다.
중요한 점은 아레사가 vCJD가 아닌 다른 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발병경위, 치료과정, 그리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하였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취재진은 로빈 빈슨으로부터 아레사 빈슨이 병을 앓기 시작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분명 들었다고 한다.
평소 건강하던 아레사 빈슨은 비만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모양이다. 빈슨 가족은 아레사의 사망이 메리뷰 병원 의료진의 적절하지 못한 진료과정 때문이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관련 자료에 나온 아레사 빈슨의 질병경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8년 1월23일 아레사 빈슨은 비만치료를 받기 위하여 메리뷰 병원에서 무어 박사의 집도로 위장절제술(Roux-en Y gastric bypass surgery)을 받았다. 흔히‘베리아트릭 수술’이라고도 부르는 이 수술은 위의 일부를 잘라내 위의 크기를 줄여 식사량을 조절하는 수술인데, 수술 후 아레사 빈슨의 체중은 22파운드 가량 줄었다고 한다.
위장절제술은 위의 크기를 줄이고 소장으로 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환자는 수술 직후에는 음식물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져서 오는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특히 과식을 하거나 식사를 빨리하는 경우와 소금이나 설탕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 맥박이 빠르게 뛰거나, 어지러움, 식은 땀 등의 덤핑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고단백, 적절한 지방성분, 저탄수화물의 음식을 소량씩, 천천히,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위장절제술은 수술부작용 외에도 장기적으로는 비타민, 철분, 단백질 결핍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아레사 빈슨은 수술 3주후부터 미식거림과 구토증세가 시작되었다. 2월26일에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지속되는 구토로 생긴 탈수증세에 칼륨수치가 낮아지는 등 전해질 이상이 동반되어 수액주사와 전해질 이상을 교정하는 치료를 받고 3월5일 퇴원하였다. 3월16일에도 심한 어지러움증과 구토증세로 메리뷰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하였다.
퇴원 후 아레사 빈슨은 보행장애 증상이 생겨 침대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기억력감퇴가 시작되었는데 3월31일에는 일어서기와 걷기가 힘들어져 계단을 내려오지 못하고, 기억상실 증세가 심해져 하버뷰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여 그레그너 박사와 웬젤 박사의 진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기록 등을 검토하고 투약 중인 약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4월2일 어지러움과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메리뷰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입원한 아레사 빈슨은 CT와 MRI 검사를 실시하게 되었으며, 4월3일에는 뇌파검사와 뇌척수액검사를 받았다. MRI 검사결과 CJD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4월4일 퇴원 조처되었으나 4월5일 호흡곤란이 생겨 다시 메리뷰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4월9일 사망할 때까지 치료를 받았다.
아레사 빈슨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하여 CJD에 관하여 요약하면, CJD는 1920년 독일의사 한스 게르하르트 크로이츠펠트가 처음 소개하였고, 이어서 1921년 또 다른 독일의사 알폰스 마리아 야콥이 다섯 사례를 추가 발표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질환의 진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진단에 혼선을 빚었다. 가족성으로 발생하는 CJD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fCJD),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CJD(iCJD)가 보고되면서 특별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CJD를 산발형CJD(sCJD)라고 부르게 되었다.
sCJD는 전체 CJD환자의 85%를 차지하는데 주로 55~70세(평균 65세)에 발병한다. 처음에 인지기능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가장 많고, 기억력감퇴, 보행장애, 행동변화 그리고 시각장애 등의 순서로 많다. 오랜 잠복기를 지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환자의 병세가 빠르게 나빠지는데, 평균 경과기간이 8개월 정도이다.
조직검사를 제외하고는 CJD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진단검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다만 뇌파검사에서 서파(slow wave)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예파(sharp wave)가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며, 뇌척수액검사에서 14-3-3단백이 검출되는 경우 sCJD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CT와 MRI 같은 영상검사는 주로 다른 뇌질환을 배제하기 위하여 실시하는데 MRI검사에서 양측 기저핵의 선조체에서 증강된 시그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iCJD는 1974년경에 각막이식을 받은 여성 환자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그 이후 신경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 사체에서 추출한 성장호르몬을 투여 받은 환자, 그리고 사체에서 적출한 뇌경막을 이식받은 환자 등에서 발생한 iCJD가 약 이백오십여 사례가 보고되었고, 전체 CJD의 1~2%를 차지한다. 하지만 iCJD 역시 환자가 CJD환자와 연관이 있는 의료행위를 받았다는 병력만이 있을 뿐 확진하는데 도움이 될 결정적 기준은 없다.
경막이식처럼 뇌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iCJD의 경우는 잠복기가 12~28개월로 매우 짧고, 치매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잠복기가 5~30년이며 운동장애와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fCJD는 전체 CJD환자의 10~15%를 차지하는데 프리온단백질을 결정하는 유전자에 특징적인 돌연변이가 있고, 이 돌연변이가 상염색체 우성으로 후손에게 전달된다. fCJD환자는 전형적인 sCJD환자와 흡사한 임상소견을 보인다.
인간광우병이라 부르는 변형CJD(vCJD)는 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정위험물질을 섭취하여 생기는 병이다. 지금까지 이백여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주로 젊은 나이에 증상이 나타나고(18세로부터 41세까지, 평균 27.6세)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sCJD보다 평균적으로 길고, 초기증상이 불안, 침울, 허탈 그리고 진행성 행동변화와 같은 정신증상을 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뇌파검사에서는 sCJD의 특징적인 뇌파소견을 볼 수 없다. vCJD에서 특징적인 MRI소견으로 알려져 있는 뒤쪽시상과 시상베게부위에서 강한 신호는 확진된 vCJD환자의 78%에서 나타나 진단에 유용하게 적용하고 있다. vCJD는 병리조직검사에서 신경세포가 사라지고 대신 별세포가 많아지며, 뇌 조직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해면양변화가 생기는 sCJD의 병리소견에 더하여 꽃모양의 플라크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 결정적인 진단기준이 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요약되는 CJD와 아레사 빈슨의 질병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아레사 빈슨의 나이와 증상이 처음 나타나고서 채 2달이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경과를 보면 sCJD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복부수술을 받은 병력을 고려하여 iCJD의 가능성이라도 고려한다면 프리온병의 특징인 잠복기가 문제가 된다. 복부에서 뇌에까지 변형프리온이 올라가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다. 그리고 병원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병원 측에서는 iCJD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았을 것이다. 병세의 진행과정으로 보아 vCJD의 가능성은 sCJD보다 더욱 낮다고 하겠다.
메리뷰 병원 의료진이 sCJD 혹은 vCJD의 가능성을 검토한 배경은 어디에 있는가? 조직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CJD의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아마도 MRI소견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로빈 빈슨은 인터뷰를 통하여“그는 MRI 결과가 나왔다고 우리에게 말했어요. 우리 딸이 CJD를 앓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CJD환자는 MRI검사에서 기저핵의 선조체 부위에서 증강된 시그널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을 특이적인 소견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vCJD환자에서는 MRI검사에서 시상베게 부위에 변화가 특징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78%의 환자에서 관찰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라고 소개된 바롯은“MRI 결과가 틀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바롯의 주장이 틀림없는지는 다음편 원고에서 논하기로 한다.
중요한 점은 아레사가 vCJD가 아닌 다른 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발병경위, 치료과정, 그리고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하였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취재진은 로빈 빈슨으로부터 아레사 빈슨이 병을 앓기 시작해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분명 들었다고 한다.
평소 건강하던 아레사 빈슨은 비만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모양이다. 빈슨 가족은 아레사의 사망이 메리뷰 병원 의료진의 적절하지 못한 진료과정 때문이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관련 자료에 나온 아레사 빈슨의 질병경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8년 1월23일 아레사 빈슨은 비만치료를 받기 위하여 메리뷰 병원에서 무어 박사의 집도로 위장절제술(Roux-en Y gastric bypass surgery)을 받았다. 흔히‘베리아트릭 수술’이라고도 부르는 이 수술은 위의 일부를 잘라내 위의 크기를 줄여 식사량을 조절하는 수술인데, 수술 후 아레사 빈슨의 체중은 22파운드 가량 줄었다고 한다.
위장절제술은 위의 크기를 줄이고 소장으로 바로 연결하기 때문에 환자는 수술 직후에는 음식물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져서 오는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특히 과식을 하거나 식사를 빨리하는 경우와 소금이나 설탕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 맥박이 빠르게 뛰거나, 어지러움, 식은 땀 등의 덤핑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고단백, 적절한 지방성분, 저탄수화물의 음식을 소량씩, 천천히,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위장절제술은 수술부작용 외에도 장기적으로는 비타민, 철분, 단백질 결핍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아레사 빈슨은 수술 3주후부터 미식거림과 구토증세가 시작되었다. 2월26일에 입원치료를 받았는데 지속되는 구토로 생긴 탈수증세에 칼륨수치가 낮아지는 등 전해질 이상이 동반되어 수액주사와 전해질 이상을 교정하는 치료를 받고 3월5일 퇴원하였다. 3월16일에도 심한 어지러움증과 구토증세로 메리뷰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하였다.
퇴원 후 아레사 빈슨은 보행장애 증상이 생겨 침대에서 생활하게 되었고 기억력감퇴가 시작되었는데 3월31일에는 일어서기와 걷기가 힘들어져 계단을 내려오지 못하고, 기억상실 증세가 심해져 하버뷰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여 그레그너 박사와 웬젤 박사의 진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기록 등을 검토하고 투약 중인 약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4월2일 어지러움과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메리뷰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입원한 아레사 빈슨은 CT와 MRI 검사를 실시하게 되었으며, 4월3일에는 뇌파검사와 뇌척수액검사를 받았다. MRI 검사결과 CJD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4월4일 퇴원 조처되었으나 4월5일 호흡곤란이 생겨 다시 메리뷰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였고, 4월9일 사망할 때까지 치료를 받았다.
아레사 빈슨의 경과를 이해하기 위하여 CJD에 관하여 요약하면, CJD는 1920년 독일의사 한스 게르하르트 크로이츠펠트가 처음 소개하였고, 이어서 1921년 또 다른 독일의사 알폰스 마리아 야콥이 다섯 사례를 추가 발표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이 질환의 진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진단에 혼선을 빚었다. 가족성으로 발생하는 CJD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fCJD),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CJD(iCJD)가 보고되면서 특별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CJD를 산발형CJD(sCJD)라고 부르게 되었다.
sCJD는 전체 CJD환자의 85%를 차지하는데 주로 55~70세(평균 65세)에 발병한다. 처음에 인지기능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가장 많고, 기억력감퇴, 보행장애, 행동변화 그리고 시각장애 등의 순서로 많다. 오랜 잠복기를 지나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환자의 병세가 빠르게 나빠지는데, 평균 경과기간이 8개월 정도이다.
조직검사를 제외하고는 CJD임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진단검사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다만 뇌파검사에서 서파(slow wave)가 진행되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예파(sharp wave)가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며, 뇌척수액검사에서 14-3-3단백이 검출되는 경우 sCJD의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CT와 MRI 같은 영상검사는 주로 다른 뇌질환을 배제하기 위하여 실시하는데 MRI검사에서 양측 기저핵의 선조체에서 증강된 시그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iCJD는 1974년경에 각막이식을 받은 여성 환자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그 이후 신경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 사체에서 추출한 성장호르몬을 투여 받은 환자, 그리고 사체에서 적출한 뇌경막을 이식받은 환자 등에서 발생한 iCJD가 약 이백오십여 사례가 보고되었고, 전체 CJD의 1~2%를 차지한다. 하지만 iCJD 역시 환자가 CJD환자와 연관이 있는 의료행위를 받았다는 병력만이 있을 뿐 확진하는데 도움이 될 결정적 기준은 없다.
경막이식처럼 뇌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iCJD의 경우는 잠복기가 12~28개월로 매우 짧고, 치매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잠복기가 5~30년이며 운동장애와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fCJD는 전체 CJD환자의 10~15%를 차지하는데 프리온단백질을 결정하는 유전자에 특징적인 돌연변이가 있고, 이 돌연변이가 상염색체 우성으로 후손에게 전달된다. fCJD환자는 전형적인 sCJD환자와 흡사한 임상소견을 보인다.
인간광우병이라 부르는 변형CJD(vCJD)는 광우병에 걸린 소의 특정위험물질을 섭취하여 생기는 병이다. 지금까지 이백여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데, 주로 젊은 나이에 증상이 나타나고(18세로부터 41세까지, 평균 27.6세)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이 sCJD보다 평균적으로 길고, 초기증상이 불안, 침울, 허탈 그리고 진행성 행동변화와 같은 정신증상을 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뇌파검사에서는 sCJD의 특징적인 뇌파소견을 볼 수 없다. vCJD에서 특징적인 MRI소견으로 알려져 있는 뒤쪽시상과 시상베게부위에서 강한 신호는 확진된 vCJD환자의 78%에서 나타나 진단에 유용하게 적용하고 있다. vCJD는 병리조직검사에서 신경세포가 사라지고 대신 별세포가 많아지며, 뇌 조직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해면양변화가 생기는 sCJD의 병리소견에 더하여 꽃모양의 플라크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 결정적인 진단기준이 되고 있다.
이상과 같이 요약되는 CJD와 아레사 빈슨의 질병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우선 아레사 빈슨의 나이와 증상이 처음 나타나고서 채 2달이 지나지 않아 사망한 경과를 보면 sCJD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복부수술을 받은 병력을 고려하여 iCJD의 가능성이라도 고려한다면 프리온병의 특징인 잠복기가 문제가 된다. 복부에서 뇌에까지 변형프리온이 올라가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다. 그리고 병원의 입장을 고려해서라도 병원 측에서는 iCJD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았을 것이다. 병세의 진행과정으로 보아 vCJD의 가능성은 sCJD보다 더욱 낮다고 하겠다.
메리뷰 병원 의료진이 sCJD 혹은 vCJD의 가능성을 검토한 배경은 어디에 있는가? 조직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CJD의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아마도 MRI소견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로빈 빈슨은 인터뷰를 통하여“그는 MRI 결과가 나왔다고 우리에게 말했어요. 우리 딸이 CJD를 앓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고 하더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즉 CJD환자는 MRI검사에서 기저핵의 선조체 부위에서 증강된 시그널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을 특이적인 소견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vCJD환자에서는 MRI검사에서 시상베게 부위에 변화가 특징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78%의 환자에서 관찰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레사 빈슨의 주치의라고 소개된 바롯은“MRI 결과가 틀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바롯의 주장이 틀림없는지는 다음편 원고에서 논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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