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과학중심의학 전파하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설립
부제목 : "과학은 한번 받아들여진 이상, 반드시 전체를 지배할 것이다.“
- 이문원 기자 fletch@empas.com
- 등록 2012.09.18 18:52:21
“과학중심의학은 근거중심의학 토대 위에 그보다 더 엄격한 과학적 잣대를 들이댑니다. 그 과정에서 한의학 같은 비과학적 의료의 상아탑·보건의료시장 침범을 막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전면 부정하고, 각종 보건의료정보 왜곡에 적극 대응코자 설립된 민간 연구기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월18일 홈페이지( http://www.i-sbm.org ) 공개와 함께 공식적으로 출범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하 과의연)이다.
황의원 과의연 원장은 인터뷰에서 “사이비의료 폐해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해 과학중심의학적 기준에서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학중심의학(Science-Based Medicine, SBM)은 사이비의료 문제를 비롯 각종 보건의료 상 비과학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현대의학에 보다 엄정한 과학적 기준을 요구하는 개념으로서,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과학중심의학(SBM)을 이해하려면 먼저 근거중심의학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은 밀레니엄 전후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개념으로, 현대의학을 더욱 과학적으로 유도하려는 국제 의학연구·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우리 보건의료계도 한미FTA 전후 의료서비스가 국부성장의 핵심이 되리라는 전망 하에 근거중심의학(EBM)의 빠른 도입과 발전에 사활을 걸어왔으며, 국가적으로는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연구원(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을 강조하고 있는 근거중심의학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왜 그보다 더욱 과학을 강조하는 과학중심의학이 필요한가?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전면 부정하고, 각종 보건의료정보 왜곡에 적극 대응코자 설립된 민간 연구기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월18일 홈페이지( http://www.i-sbm.org ) 공개와 함께 공식적으로 출범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하 과의연)이다.
황의원 과의연 원장은 인터뷰에서 “사이비의료 폐해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해 과학중심의학적 기준에서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학중심의학(Science-Based Medicine, SBM)은 사이비의료 문제를 비롯 각종 보건의료 상 비과학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현대의학에 보다 엄정한 과학적 기준을 요구하는 개념으로서,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과학중심의학(SBM)을 이해하려면 먼저 근거중심의학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EBM)은 밀레니엄 전후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개념으로, 현대의학을 더욱 과학적으로 유도하려는 국제 의학연구·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우리 보건의료계도 한미FTA 전후 의료서비스가 국부성장의 핵심이 되리라는 전망 하에 근거중심의학(EBM)의 빠른 도입과 발전에 사활을 걸어왔으며, 국가적으로는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연구원(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을 강조하고 있는 근거중심의학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왜 그보다 더욱 과학을 강조하는 과학중심의학이 필요한가?
황의원 원장은 “근거중심의학의 개념적 한계로 인해 한의학계와 대체의학계가 이를 악용하는 문제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간 한의학계나 대체의학계에서 ‘근거중심의학적 한의학’ ‘EBM 한방’ 등 명칭을 통해 마치 한의학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 왔던 게 현실입니다. 사실 그 어떤 비과학적 치료법들도 임상시험을 해보면 미미하고 애매모호한 수준 정도에선 근거가 나타나곤 합니다. 그런데 한의학계와 대체의학계는 그런 낮은 수준의 근거를 대단한 근거라도 되는 양 포장해왔습니다. 보건복지부 같은 정부기관들은 이를 그대로 뒷받침해왔던 것이고요. 구체적이고 뚜렷한 고통을 겪고있는 환자들 앞에서, 미미하고 애매모호한 근거의 치료법이 설 자리는 없습니다. 과학중심의학만이 한의학 같은 비과학적 의료를 막아낼 최후의 보루입니다.”
과학중심의학은 기존 근거중심의학이 강조해온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이나 '무작위배정임상시험(ramdomized controlled trial)'을 뛰어넘어 ‘과학적 개연성(scientific plausibility)’과 ‘사전확률(prior probability)’이라는 개념을 중요시한다. 과학중심의학이 근거중심의학과 특히 구별되는 지점은, 현대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과 완전히 이질적인 자연해석에서 나온 가설에 대해선 대단히 엄정한 태도를 취한다는 점이다.
“우리 과학계와 의학계는 과학적 개연성이 분명히 존재하는 가설을 검증하고 확증해 응용하는 데만도 시간과 자원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런데 그냥 상식적으로도 뻔히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이빨요정이나 산타클로스 같은 것까지 굳이 체계적 문헌고찰이나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같은 고급연구방법론을 동원해 증명을 시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는 이른바 음양오행(陰陽五行)이나 기(氣) 같은 것도 이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과학적 개연성 없는 인습적 개념에 대한 직관적 저항 역시 우리 과학이 강조하고 있는 중요한 비판적 사고입니다.”
과의연이 전파하고자 하는 과학중심의학 개념은, 국제적으로는 21세기 들어 비판적 사고를 지닌 의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폭넓은 합의를 이뤄가고 있다. 과의연 홈페이지도 과학중심의학 확산을 꾀하는 여러 국제단체들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선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관련 연대단체다.
한편 과의연이 한의학이나 대체의학 등과 관계된 '의료일원화(Medical Science-Based Integration)' 문제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수돗물 불소화 반대, 미국산 소고기 파동, 사이비 정신의학 문제, 백신 거부 문제 등 다양한 사이비과학 의제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한의학 문제, 의료일원화 문제가 핵심과제일 뿐, 보건의료와 관련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모든 비과학적·반과학적 이론과 주장들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공표하는 것 역시 우리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중요한 설립목적입니다.“
황의원 원장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서른이 넘어 늦깎이로 한국철도대학교에 입학, 졸업 후 최근까지 지방의 한 철도 공기업에서 근무했다. 그러다 사이비과학에 대한 비판적 교정 문제를 다루는 '과학적 회의주의(scientific skepticism)' 저널리즘 활동에 매력을 느껴, 미련 없이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직무유기 탓에 제가 다소 주제 넘는 일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과학이나 의학 같은 분야에 전문적인 자격증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자격증명이 있는 분들이 용기를 갖고 사이비과학과 싸울 수 있는 공간, 무기를 마련해줄 재주는 있습니다."
황의원 원장은 현재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자문위원직 외에 주간미디어비평지 <미디어워치>의 과학부장직과 인터넷시사비평지 <빅뉴스>의 편집부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최근엔 과의연 홈페이지를 공개하면서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과학적 검증 결과를 담은 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황의원 원장은 향후 연구원 차원에서 현재 케이블채널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한방 메디컬 드라마 <제3병원>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하고, 국립한의학연구원을 대상으로 '공익사항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한의사를 의료인 분류에서 완전히 제외시키는 의료법 입법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한의학 같은 비과학·반과학 담론이 반드시 무의미한 것은 아닐 텐데, 과학중심의학은 너무 가혹하고 독선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아닐까.
이에 황의원 원장은 "적어도 보건의료영역에 있어 비과학적이고 반과학적인 주장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국민건강과 관련된 무지와 범죄에는 그게 의도적이었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관용이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라며, 20세기 초 미국에서 과학중심의학적 의료기준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던 에이브러함 플렉스너(Abraham Flexner)의 코멘트를 들려줬다.
"'과학'과 '도그마'는 동시에 주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행을 하는데 처음 절반은 '과학'의 현수막을 달고 가다 나머지 절반은 '도그마'의 현수막을 달고 갈 수는 없다. 과학은 한번 받아들여진 이상, 반드시 전체를 지배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