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언론을 이용해 대중을 기만하는 자생한방병원
부제목 : 국내 최대 규모 한방병원 중 하나인 자생한방병원의 논문 내용 왜곡 언론플레이
-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이사 kang@scientificcritics.com
- 등록 2015.06.04 17:04:52
자생한방병원은 근골격계질환으로 자생의료재단 계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약복용과 간 손상의 관련성을 조사해 지난달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입원 당시 간 기능이 정상이었던 환자 4,769명 중 27(0.57%)명은 간 손상이 나타났고, 284(5.96%)명은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 논문에서는 한약으로 인해 간에 손상이 생기는 비율이 낮고, 간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도 대부분 한약 복용으로 인해 악화되는 일은 없었다고 결론을 정리했다(Liver enzyme abnormalities in taking traditional herbal medicine in Korea: A retrospective large sample cohort study of musculoskeletal disorder patients).
헌데, 6.52%의 환자들이 간에 이상이 생겼음에도, 언론에는 실제 논문 내용과는 반대로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은 틀렸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5월 26일 연합뉴스 기사는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에 대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주장이 잘못된 속설임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고 요약했다.
(관련기사 :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는 잘못된 속설")
이런 왜곡은 자생한방병원의 의도로 보인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하인혁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한의사를 통해 문제없는 한약을 처방받는다면 척추질환 등 근골격계질환의 치료뿐 아니라 간 기능까지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중심의 연구결과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가 한약과 관련한 잘못된 속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는 논문의 핵심인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긴 6.52%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입원 시 간 손상 상태였던 354명의 환자 중 64%가 정상 또는 간 기능 이상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수치만 제시했다.
간 손상 환자들 중 상당수가 호전된 이유는 이 연구의 설계에서는 알 수 없으며 제시한 수치도 무의미하다.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과로, 스트레스, 음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제거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어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히려 한약을 복용하지 않고 쉬었다면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환자의 비율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실제로 354명 중 9명의 환자들은 간 상태가 더욱 심각하게 악화됐다. 대조군이 없이는 “한약이 간 기능까지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하 소장을 비롯한 논문의 저자들도 연구의 설계 상 간 상태가 좋아진 환자들에 대해서는 해석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논문의 ‘고찰(discussion)’ 부분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논문에서 연합뉴스 기사와 같은 주장을 했다가는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생한방병원은 논문에 대해 언론에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순진한 대중을 기만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의료기관이라면 양심부터 먼저 챙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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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6.52%의 환자들이 간에 이상이 생겼음에도, 언론에는 실제 논문 내용과는 반대로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은 틀렸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5월 26일 연합뉴스 기사는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에 대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주장이 잘못된 속설임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고 요약했다.
(관련기사 :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는 잘못된 속설")
이런 왜곡은 자생한방병원의 의도로 보인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하인혁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연구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한의사를 통해 문제없는 한약을 처방받는다면 척추질환 등 근골격계질환의 치료뿐 아니라 간 기능까지도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중심의 연구결과라는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가 한약과 관련한 잘못된 속설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는 논문의 핵심인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긴 6.52%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입원 시 간 손상 상태였던 354명의 환자 중 64%가 정상 또는 간 기능 이상 수준으로 개선됐다는 수치만 제시했다.
간 손상 환자들 중 상당수가 호전된 이유는 이 연구의 설계에서는 알 수 없으며 제시한 수치도 무의미하다.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과로, 스트레스, 음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이 제거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어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오히려 한약을 복용하지 않고 쉬었다면 간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환자의 비율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실제로 354명 중 9명의 환자들은 간 상태가 더욱 심각하게 악화됐다. 대조군이 없이는 “한약이 간 기능까지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하 소장을 비롯한 논문의 저자들도 연구의 설계 상 간 상태가 좋아진 환자들에 대해서는 해석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논문의 ‘고찰(discussion)’ 부분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논문에서 연합뉴스 기사와 같은 주장을 했다가는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생한방병원은 논문에 대해 언론에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순진한 대중을 기만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의료기관이라면 양심부터 먼저 챙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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