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1일 일요일

‘이침’이 금연에 효과적이라고? 허튼 주장일 뿐!

제목 : ‘이침’이 금연에 효과적이라고? 허튼 주장일 뿐!

부제목 : 과학적 근거들은 '이침(耳鍼)'이 금연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근거중심의학적 대체의학 연구의 세계 최고 대가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 박사의 홈페이지 (http://www.edzardernst.com)
▲ 근거중심의학적 대체의학 연구의 세계 최고 대가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 박사의 홈페이지 (http://www.edzardernst.com)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번 글은 영국의 저명한 EBM 대체의학 전문가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의 글 'Ear-acupressure for smoking cessation? False claims by dishonest therapists'를 번역한 것입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분은 편역을 취했습니다. 서범석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홍보특보가 번역하였으며,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원장이 편집하였습니다


한의학(고대중국의학)에서 금연은 보통 '이침'이라는 방식의 침술요법으로 시술된다. 금연과 관계된 이침의 효과와 관계된 논란을 질의응답식으로 정리해보았다.

‘이침(耳鍼, ear acupressure)’이라는 게 대체 무얼까?

‘이침(耳鍼, ear acupressure)’ 신봉자들의 주장부터 살펴보자. 그들은 ‘한의학(고대중국의학) 종사자들이 이를 흔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침’이란 기본적으로 침술과 같지만 직접 침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침 대신 자그맣고 동그란 알갱이들을 한 쪽 귀의 경혈이라고 불리우는 자리에 스티커로 붙여놓는 것이다. ‘이침’은 비침습(非侵襲, 편집자주 : 시술기구를 신체내 삽입하지 않는 형태의 치료)적이고, 고통이 없으며, 저렴한 치료법으로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된 바가 없다고 한다.

다 좋다 치자. 그런데 ‘이침’이란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이침(EAP)’ 분야는 특히 금연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중이다. 장사꾼들은 귀에 자극을 가할 수 있는 도구들을 만들어 팔고, 시술자들은 환자들에게 이 요법이 효과 만점이라고 말하며 밥벌이를 하는 중이다.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사이트도 수 백 개나 있다.
"‘이침법(귀에 있다는 경혈에 자극을 가하는 치료법)’은 금연에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침법’은 금연 치료 시 활용되는 여타 방법들보다 7배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단 한 번의 이침 치료만으로 하루 20개비 혹은 그 이상 피우던 담배를 3~5개비 피우는 정도로까지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이침’이 흡연 환자 치료 시 단독 요법으로 활용할 만한 효용 가치가 있는지 조사한 최신 연구가 하나 있으니 이를 살펴 보는 게 좋겠다.(Ear acupressure for smoking cessation: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이 실험에서는 성인 흡연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무작위 배정하였는데, 한 쪽은 ‘흡연 치료에 특화된 이침법(SSEAP / EAP specific for smoking cessation)’으로 치료하는 그룹이었고 다른 쪽은 흡연 치료를 위해서 보통 쓰는 경혈이 아닌 곳을 자극하는 ‘일반적 이침법(NSEAP/nonspecific EAP)’으로 치료하는 그룹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은 8주간 매주 치료를 받았으며 다섯 개의 ‘이침’을 매일 최소한 세 번씩 한 쪽 귀에 붙이도록 지시 받았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추적 관찰되었다. ‘초기결과 측정값(primary outcome measures)’은 7일이 지난 시점에서의 금연 성공률로 따졌으며, 금연 성공 여부는 체내 일산화탄소 측정과 ‘니코틴 금단 증상(nicotine withdrawal symptoms)’ 완화 정도로 확정 지었다. 

‘흡연 치료에 특화된 이침법’ 그룹에 20명, ‘일반적 이침법’ 그룹에 23명, 도합 43명의 성인 흡연자가 무작위 배정되었다. 실험 중도 포기율은 높은 편이어서 19명의 피실험자만이 8주간의 치료를 마쳤고 3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까지 남아있던 사람은 12명에 불과했다. 

‘흡연 치료에 특화된 이침법’ 그룹의 피실험자 한 명이 8주차에, 3개월의 추적 관찰이 끝났을 때는 5%가 금연에 성공하였지만, 확실한 ‘금연’이나 ‘니코틴 금단 증상’만을 놓고 볼 때 두 그룹 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실험 도중 부작용은 거의 없었고, 있었다고 해도 사소한 것뿐이었다고 한다.
 

Tge Cochrane Libarary에 등재된 금연 관련 침술요법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논문 Acupuncture and related interventions for smoking cessation
▲ Tge Cochrane Libarary에 등재된 금연 관련 침술요법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논문 Acupuncture and related interventions for smoking cessation


전체 근거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연구가 존재하는가? 

물론 있다. 관련하여 최신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 편집자주 :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의 최고 연구방법론인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로 여러 치료법의 효과를 엄격하게 검증하고 있는 국제 공동 연구그룹)'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Acupuncture and related interventions for smoking cessation)
“침술, 지압, 레이저 요법, 전기자극요법 등이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그 어떤 ‘일관된(consistent)’, ‘편향되지 않은(bias-free)’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러면 무엇을 해야할까?

그렇다, 우리로선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도 당연하다. 이미 ‘금연 침’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나와 있지만, 대부분의 한의학(고대중국의학) 종사자들이 고객들에게 ‘이침’이나 ‘침술’이 금연에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 와중에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면 -, 우리는 이런 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까? 

일부 독자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런 행태는 정말 지극히 부도덕한 행태라는 것이다.


관련 기사 :

금연하려고 침을 맞겠다고?



역자 프로필 :

퇴몽사(退蒙士) 서범석

현재 모 고등학교에서 입학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회기여활동으로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홍보특별보좌관’도 겸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조지타운 대학교 TESOL 과정을 수료했다. 20년 넘게 중증 아토피로 고생하며 여러 대체 의학을 접했지만, 그 허상에 눈을 뜬 후 사이비 의‧과학 속에 자리잡고 있는 ‘몽매주의’를 퇴치하는 번역 및 집필 작업에 뛰어들었다.

저서: Q&A TOEIC Voca, 외국어영역 CSI(기본), 외국어영역 CSI(유형), 외국어영역 CSI(장문독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