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농약보다 더 위험한 SBS의 ‘발암물질’ 왜곡 보도
부제목 : 실질적인 발암 위험성은 간과한 엉터리 뉴스
-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이사 webmaster@i-sbm.org
- 등록 2014.10.31 15:52:28
지난 10월 28일, SBS는 8시 뉴스에서 도심 공원과 고궁에 발암성 농약을 뿌린다는 내용의보도를 했다. 뉴스는 “SBS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 조사를 해 봤더니 서울 도산공원과 인천 수봉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유명한 도시 공원 곳곳에 발암물질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농약이 뿌려진 걸로 확인됐습니다. 창덕궁이나 종묘 같은 서울 도심의 고궁이나 문화재도 마찬가지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뉴스는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 문화재 관리사무소 등 349개 기관이 올해 사용한 농약을 분석한 결과 발암성 농약을 쓴 기관이 55곳,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14곳, 태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29개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SBS는 서울 강남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3급 발암물질이 든 농약과 유전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도산공원과 학동공원 등 관내 121개 공원 상당수에 뿌렸습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뉴스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 화면에도 게시됐으며, 일부 네티즌들을 통해 각종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으로 확산된 바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이채로운 사실이 확인된다.
발암성도 없는데, 목록에 있다고 3급 발암물질?
SBS는 “3급 발암물질이 든 농약”을 언급하며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묘사했다. 그런데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분류에서 3급은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보다 한 단계 높은 2B 등급은 “혹시 인체에 발암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물질들이 해당되며, 보다 가능성이 높은 물질은 2A, 발암성이 입증된 물질은 1등급으로 분류된다. 3급은 “인체의 발암성에 대해 분류에 넣을 수 없다(Not classifiable as to its carcinogenicity to humans)”는 의미로, 구체적으로는 인체에 발암성이 있다고 여길 증거가 없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2B 등급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SBS는 ‘발암성이 없다’는 내용은 모른 채로 무턱대고 발암물질 목록에 있다고 해서 3급 발암물질이라며 큰일이라도 날듯이 보도한 것이다. 국제암연구소의 발암물질 등급 중에서 우리가 엄밀하게 발암물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정의상 1급에 국한된다.
게다가 ‘발암성이나 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것만으로 걱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잘못됐다. 독성에 대한 위험성은 어떤 물질을 ‘얼마만큼의 양을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방식으로’ 접했는지를 세세하게 따져야만 판별할 수 있다.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rcinogenic to humans)”것으로 분류된 1급 발암물질에는 술, 담배, 자외선, 소금에 절인 생선 등 별 걱정없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들도 있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들 1급 발암물질에 접촉할 가능성 및 실제 빈도수는 3급 농약에 접촉할 가능성에 비해 훨씬 높다.
기사에는 ‘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사용했다’는 언급도 있다. 사용이 금지된 농약 중에는 그라목손이라는 농약이 있는데, 아주 적은 양만 섭취해도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자살용으로 많이 쓰이고 실수로 삼키는 안전사고도 종종 일어난다는 이유 때문에 제조가 금지된 바 있다. 하지만 이 농약은 고궁이나 공원 등에서 토양에 닿는 즉시 불활성화 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환경이나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 사용이 금지되긴 했지만 해로워서가 아니고 따라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보다 자세하게 보도한 <뉴스토리>에서 SBS가 다룬 농약들을 보면 그라목손도 포함돼 있으며, ‘저독성’으로 분류된 농약까지도 심각한 문제인 양 보도했다. 이름이 드러난 제품들을 검색해보면 대부분 가정에서 원예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들이다.
소량 접촉 시엔 문제될게 없는 농약들
SBS가 문제삼은 수많은 농약 중 일부는 인체에 해가 큰 것들도 속해있을 것이다. 그러나 농약이 인체에 해가 크다는 것은 뿌려진 농약을 이따금 접촉하는 사람에게 해롭다는 의미가 아니다. 농약의 안전 기준은 높은 농도의 많은 양의 농약을 직접 뿌리고, 뿌려진 작물을 자주 접촉하는 농부들, 작물에 뿌려서 음식물로서 섭취했을 때에 맞춰져 설정된다.
일반인들이 고궁이나 공원에서 잔디나 나뭇잎에 뿌려진 농약을 소량 접촉하더라도, 농약을 살포하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양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불안해해야 마땅할 정도로 해당 농약의 농도나 분량이 막대했다면, 직접 농약을 뿌린 공무원들은 이미 납골당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하고 걱정해야 할 것은 농약이 아니라 이런 엉터리 보도다. SBS의 보도는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해 국민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불안감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으면서 괜히 값비싼 농약을 사용하게 만들어 국민의 세금 부담만 가중시키는 실질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다.
이어 뉴스는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 문화재 관리사무소 등 349개 기관이 올해 사용한 농약을 분석한 결과 발암성 농약을 쓴 기관이 55곳, 유전자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14곳, 태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쓴 기관이 29개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SBS는 서울 강남구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3급 발암물질이 든 농약과 유전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든 농약을 도산공원과 학동공원 등 관내 121개 공원 상당수에 뿌렸습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뉴스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 화면에도 게시됐으며, 일부 네티즌들을 통해 각종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으로 확산된 바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보면 이채로운 사실이 확인된다.
발암성도 없는데, 목록에 있다고 3급 발암물질?
SBS는 “3급 발암물질이 든 농약”을 언급하며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묘사했다. 그런데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분류에서 3급은 발암물질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보다 한 단계 높은 2B 등급은 “혹시 인체에 발암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물질들이 해당되며, 보다 가능성이 높은 물질은 2A, 발암성이 입증된 물질은 1등급으로 분류된다. 3급은 “인체의 발암성에 대해 분류에 넣을 수 없다(Not classifiable as to its carcinogenicity to humans)”는 의미로, 구체적으로는 인체에 발암성이 있다고 여길 증거가 없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2B 등급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SBS는 ‘발암성이 없다’는 내용은 모른 채로 무턱대고 발암물질 목록에 있다고 해서 3급 발암물질이라며 큰일이라도 날듯이 보도한 것이다. 국제암연구소의 발암물질 등급 중에서 우리가 엄밀하게 발암물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정의상 1급에 국한된다.
게다가 ‘발암성이나 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것만으로 걱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잘못됐다. 독성에 대한 위험성은 어떤 물질을 ‘얼마만큼의 양을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방식으로’ 접했는지를 세세하게 따져야만 판별할 수 있다.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rcinogenic to humans)”것으로 분류된 1급 발암물질에는 술, 담배, 자외선, 소금에 절인 생선 등 별 걱정없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것들도 있다. 물론 일반인들이 이들 1급 발암물질에 접촉할 가능성 및 실제 빈도수는 3급 농약에 접촉할 가능성에 비해 훨씬 높다.
기사에는 ‘사용이 금지된 농약을 사용했다’는 언급도 있다. 사용이 금지된 농약 중에는 그라목손이라는 농약이 있는데, 아주 적은 양만 섭취해도 죽음에 이르기 때문에 자살용으로 많이 쓰이고 실수로 삼키는 안전사고도 종종 일어난다는 이유 때문에 제조가 금지된 바 있다. 하지만 이 농약은 고궁이나 공원 등에서 토양에 닿는 즉시 불활성화 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사용했을 경우에는 환경이나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 사용이 금지되긴 했지만 해로워서가 아니고 따라서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보다 자세하게 보도한 <뉴스토리>에서 SBS가 다룬 농약들을 보면 그라목손도 포함돼 있으며, ‘저독성’으로 분류된 농약까지도 심각한 문제인 양 보도했다. 이름이 드러난 제품들을 검색해보면 대부분 가정에서 원예용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들이다.
소량 접촉 시엔 문제될게 없는 농약들
SBS가 문제삼은 수많은 농약 중 일부는 인체에 해가 큰 것들도 속해있을 것이다. 그러나 농약이 인체에 해가 크다는 것은 뿌려진 농약을 이따금 접촉하는 사람에게 해롭다는 의미가 아니다. 농약의 안전 기준은 높은 농도의 많은 양의 농약을 직접 뿌리고, 뿌려진 작물을 자주 접촉하는 농부들, 작물에 뿌려서 음식물로서 섭취했을 때에 맞춰져 설정된다.
일반인들이 고궁이나 공원에서 잔디나 나뭇잎에 뿌려진 농약을 소량 접촉하더라도, 농약을 살포하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양에 불과한 게 사실이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불안해해야 마땅할 정도로 해당 농약의 농도나 분량이 막대했다면, 직접 농약을 뿌린 공무원들은 이미 납골당에서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하고 걱정해야 할 것은 농약이 아니라 이런 엉터리 보도다. SBS의 보도는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해 국민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불안감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으면서 괜히 값비싼 농약을 사용하게 만들어 국민의 세금 부담만 가중시키는 실질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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