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9일 금요일

발전소 연기가 '발암물질'이라는데, 진실은?

제목 :발전소 연기가 '발암물질'이라는데, 진실은?

부제목 : SBS는 제 2의 광우병 선동을 꿈꾸나




11일 SBS 뉴스는 “발전소 굴뚝 위 흰 연기…수증기라더니 '발암물질'”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네이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바일 메인 화면에 크게 노출시켰다.
 

SBS 뉴스 화면
▲ SBS 뉴스 화면


기사에서는 "흰 연기 속 벤젠은 17.8㎍/㎥, 톨루엔은 72.9㎍/㎥ 테트라클로로에틸렌도 385㎍/㎥이 나왔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이다. 숫자의 의미는 신경도 안 쓰고, 환경 기준치를 밑돌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어쨌든 발암물질이 있다니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SBS 뉴스 화면
▲ SBS 뉴스 화면


이공계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들은 숫자를 무심코 지나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숫자다. 숫자를 빼놓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다. 똑같은 물질도 양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간접흡연으로 담배연기를 100% 호흡했을 때를 가정하면 벤젠에 노출되는 농도가 4,605,028㎍/㎥이라고 한다. 발전소 굴뚝 ‘흰 연기’의 9만 배가 넘는다.

발전소의 어마어마하게 높은 굴뚝 위에 코를 박고 흰 연기를 그대로 마시는 일도 불가능하겠지만, 설령 그렇게 한다면 도대체 굴뚝 위에서 며칠 밤을 보내야 담배 한 개비의 벤젠 양을 흡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상에서 접하는 희석된 공기에 벤젠이 오염됐을까 걱정하느니 차라리 운석에 맞아 죽을까 걱정하는 편이 지혜롭겠다.

벤젠은 담배 연기 외에도 자동차 배기가스, 접착제, 가정용 세척제 등에도 들어있고 자연적으로 음식물에 들어있을 수도 있다. 발전소 벤젠이 걱정된다면 자동차 지나가는 것도 무서워 아프리카 오지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 (그러나 장작을 때면 훨씬 많은 발암물질에 노출된다.)

벤젠의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 30㎍/㎥과 비교해도 훨씬 낮아 굴뚝 공기가 방 안으로 지나가도 새 집 기준치의 반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발전소 연기가 깨끗하다.

톨루엔도 흔한 물질로 신축 공동주택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이 1,000㎍/㎥ 으로 발전소 굴뚝 연기는 10분의 1도 안 될 정도로 깨끗하다.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 이름은 낯설지만 얼룩제거제, 세정제 및 드라이클리닝한 옷에서도 나오는 가정집의 일반적인 실내공기 오염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년 내내 노출되어도 안전한 양은 250㎍/㎥ 이하로, 발전소 굴뚝 공기는 이보다 1.5배 나쁘다. 발전소 연기를 두 배만 희석시켜도 1년 내내 노출되어도 안전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발전소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가 이 정도라니 오히려 깨끗해서 놀랄 일이다. 이 연기를 수증기라고 부르지 못하면 실험실에서 순수한 물을 증류시켜 얻는 기체만 수증기라고 불러야 한다.

우리가 건강에 좋다고 여기는 야채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중에도 여러가지 발암물질이 있다. 물론 농도값에 따라 고농도일 때만 그렇다는 것이기 때문에 야채가 건강에 좋다는 생각을 고쳐야 할 필요는 없다.

이런 조사결과는 기사 거리도 되지 않을 일이지만, 굳이 나에게 기사를 쓰라고 했다면 발전소 배기가스가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을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고 가장 큰 IT회사 중 하나인 네이버이지만, 능력 없는 네이버 뉴스 편집자는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도 못하고 이를 메인화면에 올렸고, 현재 SBS를 칭찬하고 정부를 성토하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1,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이번일은 sbs가 잘했네. 언론은 이렇게 정부를 감시하는 일을 해야지”라는 의견이 현재 4,000건 가량의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언론이 이런식으로 왜곡된 사실로 공포심을 조장해 여론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면 불필요한 일에 예산이 쓰여 정작 필요한 일들을 못하게 만든다.

SBS 조기호 기자와 편집국이 최소한의 과학 상식만 갖췄어도 이런 무책임한 보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아직도 광우병 소동 때처럼 국민을 들쑤셔 놓기를 꿈꾸는 것일까?

최근 '이공계 우대가 필요하다'느니 '이공계인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줘야 한다'느니 말들이 많다. 하지만 SBS 보도국부터 네이버 뉴스편집부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할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보도를 걸러낸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이공계생들이 정말로 홀대받고 있구나 싶다. 최소한 여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에게라도 이공계적 소양을 길러주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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